
소니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및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에는 연간 수억 달러에 달하는 결제 수수료를 절감하고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소니는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바스티온과 손잡고 ‘소니움’이라는 레이어2 블록체인을 개발하며 본격적으로 자사의 결제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블록체인 기술 실험을 넘어, 미국 시장 내 지급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소니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재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소니뮤직, 소니픽처스 등을 통해 총 850억 달러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 중 약 30%가 미국에서 발생된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 결제 시 지불해야 하는 카드 수수료가 약 2~3%에 달하며, 이는 소니의 전체 영업이익(EBITDA)에 대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니가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 인프라를 내부화할 경우, 이러한 수수료를 영업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셈이다.
소니의 전략적인 의사결정의 중심에는 1억 1600만 명의 플레이스테이션 사용자 기반이 있다. 기존 고객에게 스테이블코인 활용 결제를 유도하는 모델은 새로운 크립토 사용자를 유인할 필요 없이 기존 생태계 내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스티온은 복잡한 규제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소니는 자사의 하드웨어, 콘텐츠, 유통망을 활용해 자금 흐름을 장악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전문가들은 소니가 그룹 내부 결제의 20%만 자사 생태계로 이전하더라도 미디어 및 콘텐츠 업계에 큰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디즈니,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이를 참고하여 결제수수료 ‘제로’ 경쟁에 뛰어드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례는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대기업들의 수익성 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자산 유입’보다 ‘수수료 절감’에 중점을 두고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것이 향후 플랫폼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주목해야 할 점은 소니가 사용자 경험에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통합할지, 규제 환경에서 어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다른 미디어 기업들의 추종 움직임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등이다. 소니의 스테이블코인 도입으로 결제 생태계에서 어떤 혁신이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