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또는 탄산수 제안, 가게의 정교한 소비 유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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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음식점에서 종업원이 고객에게 “수돗물 할까요, 탄산수 할까요?”라고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한 친절의 표현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비싼 탄산수를 주문하게 유도하려는 심리적 전략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포털 사이트 야후닷컴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식당들은 고객의 소비 패턴을 이해하고, 이를 대처하기 위해 다각적인 심리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사람들이 음식을 주문하는 데 가장 빠른 시간은 약 90초로, 식당들은 이 짧은 시간을 활용하여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메뉴판을 디자인한다. 그래서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가격을 눈에 띄지 않게 숨기거나 아예 표시하지 않아 소비자가 음식의 품질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서던캘리포니아대의 제이슨 뷜레 박사는 “음식의 이름과 설명을 먼저 제시하고, 가격은 그 뒤에 배치함으로써 사람들이 가격에 대한 부담을 덜 느끼게 한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앵커링(anchoring)’이라는 전략도 자주 활용된다. 이는 비싼 메뉴를 특히 눈에 띄는 위치에 배치해 다른 메뉴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게 만드는 기법이다. 해링턴은 “이 전략은 심리적으로 매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메뉴 이름과 설명 또한 소비자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 해링턴은 “특정하고 구체적인 이름이 더욱 큰 가치를 지닌다고 느끼며, 접시에 담긴 음식보다 그 이름이 더 기억에 남고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할머니의 사과파이’와 같은 감성을 자극하는 표현은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강하게 자극할 수 있다. 글로벌 레스토랑 컨설팅 회사인 애런 앨런 & 어소시에이츠는 “정교히 작성된 메뉴 설명이 각 음식에 감정적 울림을 제공하고, 비록 그것이 냉동 보관된 음식일지라도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틱톡의 콘텐츠 제작자인 바시아는 식당 내의 음악도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강조한다. 가게가 한산할 때 느린 음악을 틀어 고객이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며, 붐빌 때는 빠른 음악으로 식사를 가속화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두 고객의 구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명백하다.

결국, 현대의 음식점들은 메뉴판의 디자인, 주문 유도 질문, 음악 선택 등에서 고객의 무의식적인 소비를 촉발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쓰고 있다. 외식 소비가 증가하는 현재, 이러한 은밀한 상술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것이 현명한 소비자의 자세라 할 수 있다. 소비자는 매장에 들어가서 단순히 음식을 주문하는 것 외에도, 그 이면에 숨은 심리적 전술을 인지하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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