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산 상품에 대해 39%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스위스 명품 시계의 미국 수출이 사실상 반토막 나버린 상황이다. 9월에는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55.6% 감소한 1억 5770만 스위스프랑(약 2840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앞서 8월에도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감소는 스위스가 미국의 두 번째 수출국임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심각한 하락세로, 관세 정책이 수출에 미친 충격을 여실히 보여준다.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는 또 다른 지역들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활발한 수출 증가를 보였다. 영국, 홍콩, 중국 등지는 각각 15.2%, 20.6%, 17.8%의 성장을 기록하며 스위스의 전체 수출액은 대신 3.1%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스위스의 대미 수출을 예측할 수 없는 롤러코스터에 태우고 있다. 이 정책으로 인해 의약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가 예고되면서 의약품 업체들은 미리 선주문을 늘린 것으로 분석되며, 이러한 이동은 산업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스위스의 주요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와 로슈는 미국에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거나 새로운 설립을 계획 중에 있어, 관세의 폭탄을 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로슈는 미국에 500억달러, 노바티스는 23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스위스 정부는 관세 부과에 따른 부정적인 경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두 달 이상 협상 결과가 미비한 상황에서,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은 외교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교 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위스의 GDP 가운데 의약품 생산과 연구개발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에 달하는 핵심 산업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스위스의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높은 관세가 스위스의 GDP를 최대 1%까지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의 올해 대미 수출품에서 의약품, 비타민, 진단 도구는 무려 57%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가 스위스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