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코틀랜드의 포비 국립자연보호구역 해변에서 희귀한 심해 생물인 일곱 팔 문어의 사체가 발견되어 과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문어는 보통 수심 500m 이하의 심해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육지 가까이에서 발견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최근 BBC와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한 시민이 포비 국립자연보호구역 인근 해변에서 거대한 문어의 촉수를 발견하고 이를 관리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관계자들은 이 생물이 대왕오징어나 다른 문어 종류일 가능성을 고려했으나, 애버딘대 동물학과와 다른 기관의 검토를 통해 세토퍼스(Septopus), 즉 일곱 팔 문어로 확인되었다.
일곱 팔 문어는 이름과 달리 여덟 개의 팔을 갖고 있으며, 수컷은 번식에 사용하는 하나의 팔이 몸속 주머니에 숨겨져 있는 형상으로 외형상 여섯 개의 팔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문어는 미세한 그물로 얼기설기 엮인 촉수와 함께 신체 길이가 성인 남성의 키 두 배에 달할 수 있으며, 암컷은 최대 4m까지 성장할 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문어’ 후보로 꼽히기도 한다.
포비 국립자연보호구역의 관리자인 캐트리오나 리드는 “우리가 보고 있는 문어의 지름과 빨판의 크기는 일반 해안에서 관찰되는 문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문어가 어업 그물에 걸려 버려졌거나, 고래와 같은 대형 포식자의 공격을 받은 뒤 떠밀려 나왔거나, 방향 감각을 잃고 얕은 바다로 올라와 죽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발견된 사체는 연구를 위해 냉동 보관 중이며, 일부 표본은 스코틀랜드 국립 박물관과 런던 자연사 박물관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을 통해 심해 생태 및 문어류의 이동 경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과거 2020년 미국 워싱턴주의 퓨젓사운드 해변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음을 상기시킨다. 당시에도 일곱 팔 문어가 발견되었고, 현지 언론에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이 생물의 서식 범위가 점차 북쪽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심해 생물들의 서식 환경과 생태계의 변화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례적인 발견들은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이 심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앞으로의 연구에도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희귀한 일곱 팔 문어의 육지 발견이 가진 의미는 여전히 많은 관심과 탐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