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안전한 자산’을 찾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떠오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달러에 고정된 디지털 자산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훨씬 깊은 변화의 가능성이 숨어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대부분은 달러에 가치를 연동시켜 가격의 변동성을 최소화한 디지털 자산이다. 달러에 고정된 1:1 비율로 설계된 이 코인은 사실상 ‘디지털 달러’ 역할을 한다. 최근의 면모를 보면, 그 주도자는 USDT(테더)와 USDC(서클)와 같은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이다. 이들은 발행량에 상응하는 준비금을 보유하여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진정한 영향력은 그 자금의 운용 방식에서 드러난다. 발행사는 준비금을 미국 국채, 역레포, 현금성 자산 등에 투자하여 자금을 관리한다. 이와 같은 구조는 미국 국채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게 하며, 테더와 같은 스테이블코인이 ‘국가급 큰손’으로 불릴 정도로 그 보유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달러 패권에 위협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처가 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은행 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은행은 예금을 바탕으로 대출을 통해 신용을 창출하는 구조인데, 스테이블코인은 이 흐름을 위협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게 되면 은행의 자금 조달원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대출의 여력이 감소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디지털 뱅크런’을 초래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불안정성이 커질 경우, 고객들이 은행보다는 스테이블코인을 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이 시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GENIUS 법’이 2025년 시행되면 스테이블코인은 ‘현금성 결제 수단’으로 규제받아 직접 이자를 지급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스테이블코인이 예금처럼 이자를 제공하게 되면 은행 예금은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이며, 이는 은행 업계에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는 주로 결제보다 송금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스테이블코인은 중개 은행이 필요 없어 국경 간 송금을 즉각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는 SWIFT 기반의 기존 송금 시스템보다 빠르고 저렴한 장점을 제공한다. 게다가 가상자산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기축통화’ 역할을 하여 트레이더들이 보다 유연하게 자산을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현재 3000억 달러로 추정되지만, 2030년까지 4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자금이 기존 은행 예금에서 빠져나온 것이라면, 이는 은행의 대출 여력이 줄어들고 대출 금리가 상승하며 경제적 부담을 촉발할 수 있다. 정부는 국채 수요의 증가로 환영할 수 있지만, 은행 시스템은 구조적 변화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기술 유행이 아니라 돈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현상이다. 이는 금융 시스템의 ‘조용한 혁명’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키워드: cryp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