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특히 인도의 석유 구매 규모가 사실상 중국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이 같은 주장을 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가 계속해서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동맹국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의 이러한 움직임이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밀러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간의 관계가 매우 긍정적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한편, 워싱턴에 있는 인도 대사관은 이와 관련해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 실질적으로 미국은 지난 1일부터 러시아산 군사 장비 및 에너지를 구매한다는 이유로 인도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인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하며, 인도 정부가 석유 회사들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란디르 자이스왈 인도 외무부 대변인 역시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대한 정책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상황은 인도와 미국의 외교 관계에 있어 복잡한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인도가 에너지 안보를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지속하는 반면,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기대와 기준에 부응하기 위해 인도를 압박하고 있다. 인도의 외교적 결정이 미국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