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500년 전 원주민에 대한 과거사 사죄…멕시코와 관계 개선의 기회

[email protected]



스페인 정부가 500년 전 아메리카 대륙의 정복 과정에서 원주민들이 겪은 고통을 인정하며, 멕시코 정부에 유감을 표명하는 발언을 했다. 이 같은 사과는 멕시코와 스페인 간의 경색된 관계 속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스페인 외무장관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는 마드리드에서 열린 멕시코 원주민 여성들을 주제로 한 전시회 개막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양국의 역사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며, 원주민들은 고통과 불의를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오늘날 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옳다”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거나 잊히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멕시코가 스페인 국왕에게 과거의 식민 지배 및 정복 과정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한 응답으로 해석되고 있다. 2019년, 당시 멕시코 대통령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스페인 국왕과 교황에게 서한을 보내 사과를 요청했으나, 스페인 정부는 과거의 일을 현대적 관점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거부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양국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이었다.

2024년 9월에 대통령직에 취임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다시 한번 스페인 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며, 스페인 국왕의 취임식 초대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이번 알바레스 장관의 발언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환영했다. “사죄는 정부와 국민을 고귀하게 만든다”며, 이를 굴욕이 아닌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1519년, 에르난 코르테스는 아스테카 제국을 침략하면서 정복을 이끌었고, 이 결과로 아스테카 제국은 두 해 뒤 멸망하게 된다. 스페인은 이후 그 지역에 ‘누에바 에스파냐’라는 식민지를 건설하며 역사적 영향을 끼쳤다. 이번 사죄 발언은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며, 두 국가 간의 화해와 협력의 기반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페인 정부의 입장 변화가 향후 양국 관계 회복에 기여할지, 또 어떻게 더 진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