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가 주도하는 식습관 변화가 시리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 세대는 아침 식사로 시리얼을 선택하기보다는 요거트나 셰이크와 같은 건강하고 간편한 대체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건강의식이 높아지고 다양한 대체식품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시리얼의 인기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오랜 시간동안 아침 식사로 자리잡았던 시리얼의 판매량은 지난 25년 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집에서 시리얼과 우유를 즐긴 직장인들이 있었지만, 그 이후로 소비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닐슨IQ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미국인들은 약 25억 개의 시리얼을 구입했지만, 2023년 같은 기간에는 21억 개로 13% 이상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많은 요인에 기인한다. 1990년대 등장한 에너지바 등 빠르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대체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들은 더 쉽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또한, 시리얼에 포함된 높은 당분과 인공 첨가물에 대한 건강 우려가 커지며, 소비자들은 시리얼에 대한 관심을 잃고 있다. 유로모니터의 톰 리스 매니저는 “시리얼은 가공식품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며, 소비자들이 자연 원료로 만들어진 식자재에 더욱 끌린다고 설명했다.
Z세대는 아침 식사로 채소를 섭취하기도 하고, 시리얼을 간식이나 야식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들은 시리얼을 더 이상 아침 식사의 필수 요소로 여기지 않으며, 오후나 저녁 시간에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포춘은 “Z세대가 이전 세대와 달리 시리얼을 향수나 전통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브랜드들이 그들의 기억에 의존한 마케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시리얼 제조업체들의 재편성으로 이어졌다. 10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켈로그(Kellogg) 그룹은 2023년 스낵 사업 부문을 분사하여 시리얼 제조사 ‘WK 켈로그’와 스낵 제조사 ‘켈라노바’로 나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K 켈로그는 분사 이후 기대만큼의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도 Z세대를 중심으로 유사한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당·디카페인·고단백 식품을 선호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이 2018년 890억 원에서 2026년에는 8000억 원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Z세대는 일반적인 식사 대신 대체식품을 선호하며, 건강을 고려한 다양한 선택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유통업계에서도 발 빠르게 반영되어 제로 슈거 및 고단백과 같은 건강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리얼 업계에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