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80주년 전승절 기념식에 앞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었다. 이번 회의는 미국에 대한 ‘반미 연대’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의 지도자들 간의 만남이 주목받았다. 특히 일본과의 관계에서 오랜 동맹국이었던 인도와의 유대 강화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려는 중국의 전략이 부각되었다.
지난달 31일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여러 나라의 정상들과 대화를 나누며 우정을 나누었다. 푸틴의 방중은 1년 3개월 만이고, 모디의 방중은 약 7년 만의 일이다. CNN은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맞아 감정을 드러내 보였다고 보도하였다.
먼저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의 환영 만찬 전 비공식 대화에서 미-러 간 많은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푸틴과 도널드 트럼프 간의 알래스카 정상회담 등을 거론하며 여러 사안이 논의되었다고 확인했다.
이어 시 주석은 모디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도 주요 현안들을 다루며 양국의 관계 회복을 모색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선린이자 친구로서 ‘용과 코끼리의 춤’을 실현하는 것이 양국의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 또한 “양국 관계가 긍정적인 궤도로 돌아섰고, 직항 노선이 곧 재개될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를 경쟁자보다는 동반자로 바라보겠다고 서약하였다.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에 따르면, 인도 외교부는 지난달 19일 중국과의 국경 무역 재개에 합의했다. 인도가 오랜 동맹국인 미국의 제재와 징벌적 관세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 복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무역 및 투자 촉진을 위한 여러 구체적 조치에 합의하고, 5년간 중단된 양국 직항 여객기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또한, 양국 방문객들의 비자 발급 요건이 완화될 것이라 전해졌다.
이번 SCO 정상회의는 2035년까지의 SCO의 개발 전략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나, 보다 실질적인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SCO 회원국들이 각자의 의제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대한 불만’으로 결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의가 종료된 후, 오는 3일부터 베이징에서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며 북중러 3국 정상이 한자리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행사 참석을 위한 출국을 마쳤으며, 군사 퍼레이드에서 푸틴 대통령과 함께 시 주석의 양 옆에 앉을 것이라고 보좌관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