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투자자들, 인간 수명 연장에 7조 원 투자…장수 산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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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연구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장수 산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이 분야는 전통적으로 학계의 변두리에 있던 주제가 아닌 주요 담론으로 부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년 동안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장수 산업에 약 50억 달러(약 6조9천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투자자 중 대표적인 인물로는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 오픈AI CEO 샘 올트먼, 그리고 유명 벤처 투자자인 유리 밀너 등이 있다. 틸은 직접 또는 펀드를 통해 12개 기업에 7억 달러 이상 투자를 진행했으며, 특히 ‘뉴리밋’이라는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하여 노화 세포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은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밋 등 여러 억만장자들로부터 2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유치했다.

올트먼은 노화 세포를 재생하는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인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에 1억 8천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장수 산업’은 200여 개의 스타트업과 비영리 단체, 약 1000명의 투자자가 연결된 거대한 네트워크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들 스타트업은 지난 25년 동안 125억 달러(약 17조3천억 원) 이상의 자금을 모집했다.

개인적인 이유로 장수 산업에 뛰어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비옴 라이프 사이언스’의 창립자인 나빈 자인은 부친이 췌장암으로 사망한 후 맞춤형 건강 검사와 영양 보충제를 개발하는 회사에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그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노화를 선택 사항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모더나 CEO인 스테판 방셀은 장수 연구자인 발터 롱고 서던 캘리포니아대 교수의 ‘단식 모방 다이어트’를 실천하고 있으며, 롱고 교수가 설립한 스타트업 ‘L-뉴트라’에 4천700만 달러를 투자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처럼 억만장자들의 투자 덕분에 한때 주목받지 못했던 장수 연구가 이제는 대중문화의 중심 주제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최근 열병식에서 ‘장기 이식을 통한 불멸’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들은 논의 중, “이번 세기 내에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음을 예상하는 이들이 있다”는 발언을 주고받았다. 두 정상의 발언은 장수 산업에 대한 그들의 관심을 드러내어 큰 화제가 되었으나, 이후 중국 측의 요청으로 삭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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