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걸프 국가들, 관세 영향 여유 있지만 유가 하락이 문제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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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걸프 국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다른 지역들보다 더 잘 견딜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확실한 유가 전망은 일부 국가들의 예산 및 지출 계획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약 3.2조 달러의 국고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국고 자산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세계에서 입증된 원유 매장량의 약 32.6%를 보유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중요한 자산이자 그 정책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국가들이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 덕분에 잠재적인 관세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에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블랙록의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최고 투자 전략가인 벤 파월은 “중동은 미국과의 관계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파월은 모든 지역이 불확실한 상황에 휘말릴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UAE와 바레인이 수출하는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는 이미 부과된 관세의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GCC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3.7%에 불과하여 미국의 관세 정책이 GCC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에미리트 상업은행의 수석 경제학자 모니카 말리크는 설명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의 전망은 걸프 국가들의 예산과 향후 지출 계획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방대한 규모의 경제 다양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이의 성공 여부가 원유 수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현재 브렌트유는 배럴당 61.44달러로 거래되고 있으며, 연초 대비 약 17% 하락했다. OPEC+가 생산을 확대하기로 한 결정도 유가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IMF의 추정에 따르면 예산을 균형시키기 위해 배럴당 90달러 이상이 필요하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이전 62달러에서 58달러로 낮추었으며, WTI 유가 전망도 59달러에서 5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말리크는 “글로벌 수요가 약화되고 공급이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해 우리의 원유 가격 전망에 하방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OPEC+가 5월 다시 생산량을 증가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유가 하락 상황이 지속되면 해당 계획이 연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정부 및 비예산 지출뿐 아니라 자본지출 계획에 대한 재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이는 금융 부문 유동성 및 전반적인 시장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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