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다른 지역보다 잘 견딜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유가의 불확실한 전망은 이들 국가의 예산과 지출 계획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걸프 협력 회의(GCC) 소속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약 32.6%를 보유하고 있으며, 약 3.2조 달러의 국부 자산을 쌓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자원은 이 지역을 상위 위치에 놓이게 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취약할 수도 있다.
미국은 오PEC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주도하는 석유 생산 연합에 대해 더 많은 생산을 권장해온 만큼, 유가 하락은 GCC 국가들의 재정 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Ben Powell 블랙록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최고 투자 전략가는 “GCC 국가들은 트럼프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관세 협상에서 더 유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동 지역이 미국과의 깊은 관계 덕분에 어려움을 피해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 전망은 걸프 국가들의 예산 및 미래 지출 계획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수조 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러한 계획의 성공 여부는 오히려 석유 수익에 깊이 의존하고 있다. 현재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61.44달러로, 연 이래 거의 17% 하락했다. OPEC+는 예기치 않게 생산 확대 결정을 내림으로써 시장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게 되었다.
IMF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배럴당 90달러 이상의 유가가 필요하다. 골드만 삭스는 2026년 브렌트유 예측을 58달러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는 불확실한 글로벌 수요와 공급 증가가 더해지면서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모니카 말릭 아부다비 상업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속적인 유가 하락은 정부와 비 예산 지출, CAPEX에 대한 재평가를 필요로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아랍 걸프 국가들은 안정적인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승리를 기대할 수 있지만, 유가가 하락할 경우 이들 국가의 경제적 기초가 흔들릴 수 있는 점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징후는 경제적으로 더욱 많은 도전에 직면해야 할 수도 있는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