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3호의 선장 짐 러블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70년 우주 탐사의 시기에 발생한 중대한 위기를 극복하고 극적으로 지구로 귀환한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다. NASA는 8일(현지 시간) 러블이 일리노이주 레이크 포레스트 자택에서 9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해군 테스트 파일럿 출신의 러블은 NASA의 아폴로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다. 그는 1968년 아폴로 8호에서 인류 최초로 달을 궤도 비행하는 역사적인 임무를 수행하여 우주 탐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아폴로 8호는 지구 밖 천체에서의 첫 유인 비행으로 평가되며, 이는 후속 달 탐사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그 후 1970년 4월, 러블은 아폴로 13호의 선장으로 두 번째 달 비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미션에서 발사 사흘째에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산소탱크의 폭발로 인해 긴급 상황이 초래되었고, 이는 ‘우주 미아’라는 위기를 낳았다. 러블은 동료 우주인들과 함께 비좁고 추운 달 착륙선에서 생존 전략을 세우며 끝없는 사투를 벌였다. 그들의 협력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덕분에 이들은 극적으로 지구로 귀환할 수 있었다. 당시 러블이 NASA의 운용센터에 전한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Houston, We’ve Had A Problem)”는 우주 탐사의 상징적인 문구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1970년 4월 17일, 아폴로 13호의 우주인들은 무사히 구조되었고 이 승리는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에 이정표로 남았다. 러블은 1994년 이들의 귀환 과정을 다룬 회고록 ‘잃어버린 달: 아폴로 13호의 위험한 항해’를 출간하며 후세에 그 경험을 나누었다. 이 회고록은 1995년 론 하워드 감독,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아폴로 13’으로 제작되어 다시 한 번 이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최근에는 넷플릭스에서 ‘아폴로 13호: 극한의 생존기’라는 다큐멘터리도 방영되며 그의 이야기를 재조명했다.
러블은 생환 공로로 우주인 명예 훈장과 미국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받았다. NASA는 그를 추모하며 “짐의 인격과 확고한 용기는 잠재적 비극을 성공으로 바꾸었고, 미국이 달에 도달하는 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우주 탐사에서의 성공을 넘어 인류의 끈질긴 생명력과 협력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