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를 통한 불법 자금 유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특히 러시아와 중국이 제재 회피와 불법 금융 인프라 구축의 주축으로 부각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TRM랩스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에는 불법 활동과 연관된 암호화폐 지갑으로의 자금 유입이 약 1580억 달러(약 226조 8,032억 원)로 집계됐으며, 이는 2024년의 645억 달러에서 무려 145%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던 불법 자금 유입이 급증한 점은 이례적이다. 특히 전체 온체인 거래량 대비 불법 거래의 비중은 2024년 1.3%에서 2025년 1.2%로 소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 규모는 절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TRM랩스는 이렇게 증가하는 불법 자금 유입의 주요 원인으로 ‘제재 대상과의 연관 활동’을 지적하며, 특히 러시아와 관련된 네트워크에서 이 같은 흐름이 집중되고 있음을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A7A5’ 토큰과 관련된 자금 유입이 약 720억 달러, ‘A7’ 지갑군과 연계된 자금이 추가로 390억 달러에 달했다고 강조하며, 이는 ‘가란텍스’와 ‘그리넥스’, 그리고 ‘A7’ 등 러시아 기반 플랫폼과의 관련성을 나타낸다. 이는 국가 혹은 준국가 행위자들이 암호화폐를 ‘최후의 수단’이 아닌 ‘핵심 금융 인프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또한, 중국도 불법 암호화폐 생태계의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채팅 플랫폼과 지하은행 등 범죄 인프라가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TRM랩스에 의하면, 중국의 이러한 네트워크와 연동된 암호화폐 거래량은 2020년 1억 2,300만 달러에서 2025년에는 1,030억 달러로 급증했다.
결국, 암호화폐의 사용 목적 자체가 과거의 자금 세탁이나 범죄 수익 은닉을 넘어 국가 단위로 제도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러한 경향은 향후 국제 금융 제재와 블록체인 규제 체계의 정합성을 시험할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는 것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편, TRM랩스 보고서가 공개된 시점에 암호화폐 시장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3조 달러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회복세 속에서 범죄의 흐름도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정부와 민간 분석 업체 간의 정밀한 대응 전략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최근 1580억 달러에 달하는 불법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제 단순한 투기의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시점에서 암호화폐를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단순한 투자 자산이 아니라 국가 전략 자산으로까지 발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더 이상 지나치게 단순한 판단으로 안전한 투자를 보장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