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은 본질적으로 많은 덫으로 가득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루 24시간 거래가 지속되며, 대부분의 거래량은 고레버리지 무기한 선물 시장에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소규모 주문의 불균형만으로도 가격이 급격히 변동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는 종종 불 트랩(bull trap)이나 베어 트랩(bear trap)으로 이어진다.
불 트랩은 가격이 주요 저항선을 넘어 상승하는 것처럼 보이다가 급격히 하락해 매수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기는 상황이다. 반면, 베어 트랩은 지지선을 깬 듯한 후 빠르게 회복해 숏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강제 청산과 포지션 과잉으로 인한 결과이며, 시장이 과매수 또는 과매도 상태일 때 자주 발생하는 되돌림 현상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유동성이 줄어드는 주말이나 야간 거래 시간대에는 이러한 ‘가짜 돌파’가 더욱 자주 발생한다. 암호화폐 시장의 메이커들이 스프레드를 늘려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을 때 단 한 개의 뉴스 헤드라인만으로도 주요 지지 및 저항선이 무너진 것처럼 보이는 움직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효한 추세 전환이 아니라 유동성 부족이 만들어낸 착시일 수 있다.
따라서 트랩 신호를 정확히 포착하고 진정한 흐름을 확인한 뒤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경험이 풍부한 투자자들은 희망적인 기대가 아니라 보장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전략을 취한다. 고배율 레버지에 의존한 투자자들이 몰려 있을 때, 펀딩 비율(funding rate)이 극단적으로 양(+) 혹은 음(-)으로 치우치고,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주요 가격대 부근에서 급증할 경우, 이는 매수와 매도 세력이 모두 함정에 빠질 위험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청산 흐름의 강도도 간과할 수 없는 요소이다. 대규모 강제 청산이 발생하는 동안 가격은 일시적으로 특정 방향으로 과도하게 움직이지만, 청산이 마무리되면 반대 방향으로 급격한 반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청산은 시장 피로도의 신호일 뿐만 아니라, 방향성이 바뀌는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참고로,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급격한 변동성이 발생할 경우 하루에만 10억 달러 이상의 강제 청산이 이루어지곤 한다.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작정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것이다. 높은 시간대에서 가격의 마감 및 명확한 재확인, 즉 리테스트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포지션 크기를 키우지 않는 절제가 필요하다. 얇은 오더북이나 거래소 상장 뉴스, 바이오스 뉴스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빠른 시세 변동은 대부분 함정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철저히 ‘매매가 아닌 전략’으로 접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것만큼이나 덫을 피하는 안목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