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자금 문제로 제주항공 지분 96% 담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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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이 자금난에 직면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 지분의 96%를 담보로 제공하게 되었다. 최근 제주항공의 주가가 담보 유지 기준을 하회하고 있어,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최대주주인 AK홀딩스는 전체 보유 지분 4,323만6018주 중 약 4,168만주(96.4%)를 담보로 제공한 상태이다. 이는 사실상 보유 지분 대부분이 주식담보대출로 묶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AK홀딩스는 올해 들어 만기가 도래한 주식담보대출을 차환하거나 담보 규모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우리투자증권과의 담보 대출인 580만주의 만기가 도래하자, 특수목적법인(SPC)인 위비에이케이제일차를 통해 이른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차환을 진행했다. 또한, 이달에는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의 담보대출 만기를 각각 1년씩 연장하고, 농협은행에 제공한 담보 주식을 기존 420만주에서 580만주로 늘렸다. 현재까지 AK홀딩스는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약 2,525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주가는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식담보대출 계약에는 담보 유지 비율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담보 주식의 가치가 기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추가 증거금을 납부해야 하거나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1만1000원대였던 제주항공 주가는 최근 항공기 사고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현재 시세는 6,910원으로 떨어졌다.

일부 담보 계약의 경우, 유지 비율 기준선을 크게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KB증권에서 약 780만주를 담보로 500억원을 조달한 계약에서는, 주가가 1만1540원 이상을 유지해야 담보 비율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지분이 담보로 묶여 있는 상태에서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유동성 압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AK홀딩스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28.7%에서 올해 1분기 359.4%로 상승하였다. 이에 애경그룹은 지주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애경산업과 중부컨트리클럽(CC) 매각에 나섰으며, 두 자산의 매각을 통해 약 8,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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