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귈라, AI 도메인 덕분에 경제 활성화… 지난해 544억 원 수익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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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앵귈라가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정부 재정 수입의 약 25%에 해당하는 1억550만 동카리브달러(약 544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주로 AI와 동일한 약자로 쓰이는 국가 도메인 .ai의 판매로 얻은 성과로, 전 세계 기업과 개인들이 앞다투어 도메인을 등록하며 앵귈라에 뜻밖의 대박을 안겼다.

앵귈라는 영국의 해외 영토로, 약 1만6000명의 인구를 둔 작은 섬으로, 총 면적은 91㎢에 불과하다. 1980년대 초반, 인터넷이 시작되면서 앵귈라에 할당된 .ai 도메인은 당시에는 큰 의미가 없었으나, 최근 인공지능 산업의 발달로 인해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앵귈라 정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중요한 재원으로 자리 잡았다.

도메인 등록 건수는 지난 5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두 배 가까이 늘어 현재 등록된 .ai 주소는 85만 개를 넘어섰다. 이에 앵귈라 정부는 올해 도메인 수익이 1억3200만 동카리브 달러(약 682억 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2026년에는 1억3800만 동카리브달러(약 713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 관련 도메인 거래는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으며,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허브스팟의 공동 창립자 다메시 샤는 올해 초에 you.ai 도메인을 약 70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 외에도 cloud.ai(60만 달러)와 law.ai(35만 달러) 등의 고가의 거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고가 거래가 이루어지는 .ai 도메인은 수요가 높은 경우 경매에 부쳐지며, 앵귈라 정부는 이러한 거래로 얻은 수익을 기반으로 신공항 건설, 관광 인프라 확충, 의료 서비스 개선 등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IMF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ai 도메인 판매가 앵귈라의 경제 다변화와 재난 대응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앵귈라는 관광업에 높은 의존도를 두고 있으며, 허리케인 같은 자연 재해에 취약한 구조가 있었기 때문에, 도메인 수익의 증가는 안정적인 경제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 10월 앵귈라 정부는 미국의 도메인 기업 아이덴티티 디지털과 5년 계약을 체결했으며, .ai 관리 체계를 글로벌 서버로 이전할 예정이다. 등록비는 약 150~200달러에 달하며, 갱신 수수료 또한 비슷한 금액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앵귈라의 재정적 안정을 높이고, 향후 더 많은 수익을 발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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