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로더, K뷰티 브랜드 닥터자르트 매각 시작…7년 만에 손실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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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화장품 그룹 에스티로더컴퍼니즈가 한국의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인 닥터자르트를 매각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1조3000억원에 인수한 뒤 7년 만에 진행되는 조치로, 아직 분리 매각과 패키지 판매를 놓고 원매자와 협상 중이다.

에스티로더는 지난 24일 투자은행(IB) 관계자들과 협의를 실시하며 매각 주관사로 에버코어와 JP모건을 선정했다. 초기에는 닥터자르트를 다른 브랜드와 함께 패키지로 판매하려 했으나, 최근에는 독립적인 매각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닥터자르트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예상되는 매각가는 약 2000억원 수준이다.

닥터자르트를 매각하는 이유는 브랜드가 그룹의 전체 포트폴리오에 부담을 주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한때 K뷰티의 중심 브랜드로 급부상했던 닥터자르트는 최근 몇 년간 매출이 줄어드는 등 실적이 악화되었다. 에스티로더는 닥터자르트가 2025년까지 연간 5억 달러(약 7356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그 예상을 밑돌고 있다.

2024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의 1년 동안 닥터자르트의 매출은 1788억원으로, 이전 연도인 2329억원 대비 약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44억원에서 232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닥터자르트는 에스티로더가 인수하기 전의 2019년에 6346억원의 매출과 12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인수 후 실적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면세점 판매 역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 에스티로더가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도 지적되고 있다. 2021년 매출이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까지 하락 추세를 이어간 반면, 로레알과 같은 경쟁사들은 같은 기간 동안 매출이 10%씩 성장한 상황이다.

닥터자르트는 2004년 이진욱 대표가 설립한 해브앤비에서 운영되며, 비비크림 등의 히트 상품으로 K뷰티의 대표적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에스티로더는 2015년 해브앤비의 33.3%의 지분을 인수하고, 2019년에는 나머지 지분을 모두 매입함으로써 닥터자르트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이제 에스티로더는 1조3000억원을 투자한 브랜드를 약 2000억원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처럼 에스티로더의 닥터자르트 매각은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신호가 될 수 있으며, 향후 K뷰티 브랜드들의 경영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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