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는 최근 중국 당국이 자사의 인공지능(AI) 칩 H20에 대해 보안 문제를 제기하자, 31일(현지시간) 이를 전면 반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대변인은 “사이버 보안은 회사에 있어 아주 중요한 사항이며, 우리의 칩은 외부에서 원격으로 접근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백도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백도어’란 정상적인 보안 및 인증 절차를 우회하여 정보통신망에 접근할 수 있는 허점을 의미한다. H20 칩은 미국이 2023년 말 첨단 AI 칩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기로 결정한 이후 중국 시장을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미국은 4월 H20 칩의 중국 수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했으나, 최근 해당 조치를 해제했다.
중국의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이날 엔비디아를 ‘웨탄(約談)’하며 자국에서 판매되는 H20 칩의 보안 리스크와 관련하여 설명과 증명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웨탄은 중국 당국이 기업이나 개인을 소환하여 발생한 문제를 지적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절차이다. CCTV는 이번 조치가 중국 사용자들의 인터넷 및 데이터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관련 법규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다.
가베칼 드라고노믹스의 틸리 장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엔비디아 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며 “이전보다 해외 기술에 덜 의존하는 내부 대체 능력과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86리서치의 찰리 차이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엔비디아를 강제로 시장에서 퇴출할 정도로 까다로운 요구를 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중국은 여전히 자국의 연구 및 응용 분야에서 엔비디아 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보안 우려가 제기되자 엔비디아의 주가는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세로 마감하며, 이전 2% 이상 상승했던 주가는 0.78% 하락한 상태로 마감했다. 이는 중국 당국의 신뢰 회복 및 우려 해결을 위한 노력과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엔비디아와 중국 정부 간의 긴장 관계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글로벌 AI 시장과 기술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