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H20 인공지능(AI) 칩의 중국 수출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의 산업안보국이 엔비디아에 H20 칩의 수출 허가를 발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H20 칩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성능을 낮춰 설계된 제품으로, 이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수출이 금지되었다. 상무부는 이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재개와 관련된 협상 과정에서 H20 칩의 수출 재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허가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CEO인 젠슨 황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4년 전 95%에서 현재 50%로 떨어진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중국이 자체적으로 AI 칩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이를 경쟁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3주간 H20 칩의 수출 허가 발급이 지연되면서 중국에 대한 실제 판매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황 CEO는 이에 따라 백악관을 방문해 대통령과 면담했으며, 이후 상무부가 허가 발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전에 H20 칩 수출 통제 조치가 “오히려 중국 기업을 더 강하게 만든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해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서 회사 전체 매출의 14%에 해당하는 17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H20 칩의 수출 통제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수출 재개 결정은 엔비디아의 재무 개선과 시장 점유율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시장 상황과 경쟁의 흐름에 따라 엔비디아의 H20 AI 칩 수출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이번 결정은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경쟁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