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에도 불구하고 항공사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여객 수요가 둔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대형 항공사인 FSC(Full Service Carrier)에 비해 중소형 저비용 항공사인 LCC(Low-Cost Carrier)들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7월 11일부터 8월 13일) 동안 주요 항공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티웨이항공은 7.16% 하락했으며, 에어부산(-5.48%), 아시아나항공(-4.8%), 제주항공(-4.31%), 진에어(-3.88%) 등도 마찬가지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2.86%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한 모습이다.
이처럼 항공주가 부진한 주된 원인은 국제선 여객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7월의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월 대비 단 4%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이는 공급 증가율에 비해 수요가 미흡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운항 편당 평균 여객 수는 3% 줄어들었고, 근거리 노선의 운임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일본 노선은 2022년 리오프닝 이후 첫 감소세를 보였고, 일본 노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LCC들의 7월 국제선 여객 증가율은 1%에 불과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효과로 유럽 노선 운항을 시작한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여객도 여름 성수기임에도 8% 감소하는 다소 암울한 상황이다.
중국 노선은 그동안 5개월 연속 20%대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수혜는 주로 대형사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최고운 연구원은 “중국 회복의 혜택은 운수권을 대부분 선점하고 있는 FSC들에 집중되고 있으며, 대한항공과 외항사들의 국제선 여객은 각각 5%, 9% 증가했지만 국적 LCC들은 단 1%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항공기 일부에 프리미엄석을 신설하고 일반석을 늘려 수익성 확대에 나섰다. 프리미엄석 운임은 일반석 정상운임의 110%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최근 뉴욕과 파리 노선의 일반석 왕복 정상 운임이 각각 508만원과 382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현황을 볼 때 항공업계에서는 대형 항공사와 중소형 항공사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정연승 연구원은 “LCC들은 주력 노선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운임 할인 이벤트를 지속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진 대한항공과 진에어만이 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