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다시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상공회의소는 30일 여수지역의 18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2025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BSI) 결과, 전망치가 52.1로 전 분기(55.7)보다 3.6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준선인 100을 웃돌면 경제 호전이 예상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경제 악화를 우려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현재 여수의 기업들은 기준치와 큰 차이를 보이며 부정적인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71개 업체가 응답하여 회수율은 38.2%에 달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화학 연관 업종은 52.4로 전 분기(46.2)보다 6.2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는 중국의 노후 설비 감산과 단기적인 유가 안정, 제품 스프레드 개선 등 몇 가지 긍정적인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요 부진과 중국 및 중동의 공급 과잉 문제로 범용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지원책이 가시화되지 않아 본격적인 회복세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반면, 일반 제조업체들은 51.7로 전 분기(67.7)보다 무려 16포인트 하락해 체감경기의 급격한 악화를 겪었다. 여수 지역의 장기 불황이 수주와 하도급 물량 감소를 낳아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가계의 여건 악화는 소비 위축을 초래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 이미지 악화로 관광업 부진이 겹치면서 체감경기의 하락폭은 더욱 커졌다.
기업들이 매출 증가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내수시장 침체(47.9%)가 손꼽혔고, 그 뒤로 기업 자금 사정의 악화(42.3%), 원자재 가격 상승(35.2%) 등이 주요 부담으로 지적됐다. 또한 입법과 제도적 부담에서는 법인세 등 기업 비용 증가(29.8%), 노사관계 부담 증대(23.4%), 상법 및 공정 거래법 등 제도 규제 강화(22.6%)가 응답을 받았다. 필요 기업 환경 개선 과제로는 위기산업 사업 재편 지원(31.9%), 지역 경제 활성화 지원(29.7%)이 언급되었다.
여수상공회의소는 “석유화학 산업의 심각한 불황이 단일 산업 차원을 넘어 지역 경제 전체로 확산되고 있어 기업 경기 전망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며, “기업 차원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전기료 감면과 산업 재편 지원 등 국가 차원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후속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