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에서 전자담배의 사용률이 사상 처음으로 일반 담배를 앞질렀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발표되었다. 영국 국가통계국(ONS)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16세 이상 인구 중 전자담배 사용률은 10.0%에 달하는 반면, 일반 담배 사용률은 9.1%로 감소하여, 두 흡연 방식의 차이가 역사적으로 처음으로 역전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흡연 문화가 뿌리 깊은 영국에서 니코틴 소비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통계에 따르면, 영국 내 전자담배 사용자 수는 약 540만명으로 추산되며, 일반 담배 흡연자는 약 490만명에 이른다. 특히,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청년층에서 전자담배 사용이 두드러진 점이 눈에 띈다. 영국 정부가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 수단으로 비교적 관대하게 허용한 정책, 일회용 전자담배의 확산, 과일이나 디저트 향의 마케팅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었다고 분석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자담배의 장기적인 건강 영향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특히 청년 세대가 실험대상으로 남겨져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95% 덜 해롭다”는 영국 공중보건국(PHE)의 주장은 전자담배를 상대적으로 안전한 옵션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비판받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지역사회 건강조사’에 따르면, 올해 일반 담배 흡연율은 17.9%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감소한 반면, 전자담배 사용률은 9.3%로 0.6%포인트 증가하였다. 결과적으로 전체 담배제품 사용률은 소폭 감소했지만, 전자담배 사용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서울과 세종시는 전체 담배 사용률은 낮지만, 전자담배 사용률이 전국적으로 상위권에 위치한다. 서울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이 두드러지고, 세종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이 높아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흡연자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일반 담배에서 전자담배로의 전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여성 및 청년 인구, 신도시 중심의 생활환경, 전자담배 접근성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질병청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여성과 청소년, 20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사용률을 보이며, 서울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설명하였다. 세종에서는 가족을 둔 30~40대 인구가 많아 간접흡연이나 냄새를 의식해 전자담배를 선호하게 되는 경향도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말레이시아는 전자담배를 강력히 규제할 방침을 발표하였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전자담배가 불법 물질 흡입의 경로가 되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전면 금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니코틴 소비 방식의 변화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청소년 보호 및 공공 건강 관리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