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논의를 위한 미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전선에서는 평화에 대한 회의적 태도가 커지고 있다.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의 병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중재를 꺼내든 이후 여러 달이 지나도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자, 오는 15일 알래스카 회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영토 교환’ 가능성과 외신에서 보도된 동부 도네츠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내주는 문제에 대해 많은 군인들이 혼란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휴전 협상 후에도 전쟁이 종료되지 않고, 러시아가 잠시 전투를 중지한 뒤 더 큰 공세를 재개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 제148여단의 드미트로 로비니우코우 병사는 “현재의 교전이 중단되면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이루어지는 첫 번째 징후가 될 것인데, 그런 조짐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제68여단의 미르츠헤도 이와 유사한 입장을 보이며, 협상이 시작될 때마다 러시아의 공격이 더욱 격화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제로 미·러 정상의 알래스카 회담 결정 이후에도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여겨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도네츠크 지역의 페도리우카 마을을 추가로 점령했다고 발표하며, 전선에서의 군사 작전을 지속하고 있음을 알렸다.
우크라이나 제59여단의 세르히 필리모노우 지휘관은 영토 교환과 휴전 합의는 일시적인 해결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휴전이 있을 수는 있지만, 영구적인 평화는 기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투를 중단할 것이라는 믿음은 환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전투가 4년 차에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의 군 병력 모집에도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많은 병사들이 3년 반 전 러시아의 침공 초기에 입대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직무를 마치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다른 일부는 전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생각조차 고민하지 않고 있다. 로비니우코우 병사는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며, 우리는 다른 선택이 없다”며 “누구도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이곳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영구적 평화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가고 있으며, 이는 국제 사회의 이해와 정치적 대응에도 중요한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쟁의 결과가 어디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