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미국과의 이른바 ‘특별한 관계’를 각별히 여기며, 양국 간의 공유된 가치와 문화적, 외교적, 언어적 및 상업적 유대관계를 오랜 역사 속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대가 대서양 건너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느껴지는지는 항상 런던의 논란거리였다.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이 ‘특별한 관계’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는 트럼프와의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가 암살 시도로부터 회복된 후에도 트럼프를 체크했으며, 외교부 장관 데이비드 램미와 함께 트럼프 타워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도 했다. 스타머는 트럼프의 결정적인 승리를 축하하며 소셜 미디어에서 그와 협력적인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서, 자유, 민주주의, 기업의 공유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며 영국-미국의 특별한 관계가 앞으로도 양국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렇지만 스타머는 새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최근 트럼프의 선거 캠프는 노동당이 대통령 선거에서 “노골적인 외국 개입”을 했다고 비난했다. 스타머와 노동당은 이러한 주장을 부인했지만, 이러한 긴장은 두 나라 간의 관계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와 스타머는 분명 서로 매우 다른 성향의 인물들이다. 사업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트럼프의 직설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모습은 인권 변호사로서 복잡한 대기업에 맞섰던 스타머의 보다 신중한 스타일과 대조된다. 스타머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미국과의 강력한 관계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사이의 강력한 특별 관계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경제학자들은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특별 대우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들은 영국이 유럽연합이나 중국에 대한 징벌적 정책의 주요 타겟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미국의 성장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다국적 무역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영국은 이제 EU를 탈퇴하였으므로 자신의 고립된 위치가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학자 카럼 피커링은 “영국은 실질적으로 레이더에서 벗어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트럼프는 유럽과 나토의 대규모 전투에 집중할 것이고, 영국은 이 인식 속에서 독특한 외교적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별한 관계’가 실질적으로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 영국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 속에 트럼프와 스타머는 서로가 그리 호감이 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부딪히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다면 양국 간의 관계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스타머는 영국의 국방 지출을 GDP의 2.5%로 늘리겠다는 의지를 표시하였고, 이는 트럼프가 NATO의 국방비 소요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영국은 안정적인 동맹국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