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정부가 미국의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의 영국 내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최근 갈등을 기회로 삼아, 글로벌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과학혁신기술부는 앤스로픽에 대해 런던 사무소 확장, 영국 상장 등 여러 가지 유인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오는 5월 영국을 방문할 때 이러한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는 앤스로픽이 미국 Defense Department에 의해 ‘공급망 리스크’로 낙인찍힌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좌파 광신도들”이라는 비판을 가한 상황과 관련이 깊다.
앤스로픽을 유치하려는 영국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앤스로픽을 비난한 이후,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아모데이 CEO에게 런던을 “안정적이고 혁신 친화적인 환경”으로 홍보하는 서한을 보내 유치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이 ‘소버린 AI’ 구축을 목표로 해외 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내 연구 및 생산 기반을 강화하려는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
영국은 지난달 약 4000만 파운드 규모의 AI 기초연구소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과학, 의료,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는 미국 빅테크에 맞설 수 있는 자체 AI 기업의 부족을 인식하고,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최근 오픈AI는 런던을 미국 외 최대 연구 허브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구글 역시 딥마인드 인수 이후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앤스로픽 또한 현재 영국에서 약 2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 중 60명이 연구 인력이다. 전 총리인 리시 수낙을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이미 영국과의 협력 기반을 마련해 놓은 상태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 내부에서는 미국과 영국에서의 동시 상장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영국 정부는 단순한 상장 유치보다 인재 확보와 생태계 구축에 더 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기업부 장관 피터 카일은 “글로벌 고성장 기업들이 영국에 투자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핵심은 상장이 아니라 인재와 혁신 역량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AI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으며, 앤스로픽 유치가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