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오는 10월 7일부터 은행들이 온라인 사기 피해자에게 최대 85,000파운드까지 보상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시작된다. 이는 ‘승인된 전송 지불(Authorized Push Payment, APP) 사기’로 알려진 사기에 연루된 각 개인이 속임수나 심리적 조작을 통해 돈을 보낸 경우에 해당한다. APP 사기는 범죄자들이 개인이나 서비스 판매자를 사칭하여 사람들을 설득해 돈을 송금하도록 하는 형태의 사기다.
이번 보상 의무화는 대형 은행 및 결제 기업들에게 상당한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이전에 영국 지급 시스템 규제 기관(Payment Systems Regulator, PSR)이 제안했던 415,000파운드의 보상 금액보다는 낮다. PSR은 금융 서비스 부문의 엄청난 비용 부담에 대한 업계의 반발로 인해 이 금액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보상 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금융업계에서는 사기 피해자에 대한 비용 부담이 대부분 금융 기관에 전가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런던에 본사를 둔 디지털 은행 레볼루트는 메타(구 페이스북)를 비판하며, 메타의 글로벌 사기 대응 부족을 지적했다. 레볼루트의 금융 범죄 담당자는 메타와 기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피해자 보상의 비용을 지원해야 하며, 이를 통해 그들이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동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온라인 사기는 급격히 증가해,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결제 및 구매가 늘어나면서 사회의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런던의 정치권에서도 테크 기업들이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사기의 피해자에게 보상을 하도록 요구하는 제안이 나왔다. 그러나 정부가 이러한 요구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법률 전문가는 금융 기관들이 영국 정부에 테크 기업들에게도 일부 책임을 부과하도록 요청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성공할 경우 보상 한도가 완화된 것과 함께 은행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규제 체계의 복잡성으로 인해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규제 기관 및 은행들은 소셜 미디어 기업이 온라인 사기를 예방하는 데 더 많은 협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으며, 특히 범죄자들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해 접근하는데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메타는 자신들이 보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에 반박하며, 은행들과의 협력을 통해 사기 예방을 위한 정보 공유 및 기술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