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왕실의 ‘소프트파워’를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영국을 방문하며, 이는 그의 첫 번째 임기였던 2019년 이후 두 번째 국빈 방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두 차례 영국을 방문한 것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처음 있는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17일 영국에 도착할 때 레드카펫을 밟으며 환영받을 예정이다. 다음 날에는 왕위 계승자인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의 영접을 받아 마차 행렬, 성대한 국빈 만찬, 군용기 비행 장식, 예포 발사 등 다양한 의식이 이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영국 정부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통해 미국과의 방위 및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 실질적인 협력의 기초가 될 수 있으며, 왕실이 그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통상 문제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기 위해 ‘왕실 카드’를 활용했다. 스타머 총리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중 찰스 3세 국왕의 초청장을 제시하며 전례 없는 두 번째 국빈 방문을 제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찰스 국왕에 대한 높아진 평가와 함께 “영국은 환상적인 국가이며, 다시 방문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영국 정부가 외국 지도자와의 관계에서 왕실을 활용하는 것은 새로운 접근법이 아니다. 과거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및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국빈으로 초청했던 예가 있다. 그리고 최근 7월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국빈으로 영국을 방문하며 양국 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국의 군주제를 칭찬하며 왕실에 대한 호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왕실 역시 외국 귀빈을 극진하게 맞이하는 것이 중요한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찰스 국왕의 재무관 제임스 챌머스는 “소프트파워의 가치는 수치로 측정하기 어려운 면이 있지만, 국내외에서 그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로이터는 영국 왕실의 주요 외교 임무가 과거 대제국 시절과 비교하여 변화하여, 현재는 세계 지도자들을 매혹하고 환대함으로써 그들이 영국에 우호적인 인상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