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도 부담”…젊은 세대의 데이트 비용, 월평균 0원 기록에 출산율 감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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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Z세대(199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출생자) 사이에서 ‘무지출 데이트’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영화관이나 고급 레스토랑 대신 집에서 요리하거나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쪽을 선호하고 있다. 이 같은 데이트 방식 변화는 고물가와 낮은 소득 등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실용적 소비 성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 발표한 ‘더 나은 금융 습관(Better Money Habits)’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한 마디로 데이트에 한 푼도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18세에서 28세 사이의 남녀 9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남성의 53%와 여성의 54%가 한 달 평균 데이트 비용이 ‘0달러’라고 응답했다. 또한, 남성의 25%와 여성의 30%는 한 달의 데이트 비용이 ‘100달러 이하’라고 보고하여, 이 연령대에서 데이트 비용 절감을 위한 명확한 경향이 나타났다.

HR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드리스콜은 “Z세대를 굳이 ‘구두쇠’라고 칭하고 싶지는 않다”고 언급하며, 이들이 경제 위기, 학자금 대출, 주거비 폭등 등 여러 재정적 압박을 경험하며 살아온 세대임을 강조했다. 그는 월세조차 감당이 어려운 이들이 데이트를 위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이 Z세대의 연애 방식에 직결된다는 것을 움직임으로 보여준다.

데이트의 방식 또한 과거와는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한때는 비싼 영화관이나 놀이공원에서의 데이트가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홈 데이트’와 같은 간단하면서도 뜻깊은 만남을 선호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간단한 산책을 통해 일상적인 만남을 즐기는 젊은층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이러한 Z세대의 절제된 소비 성향이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i 캐피털그룹의 CEO인 케빈 톰슨은 Z세대가 고물가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생활비는 증가하는 반면 소득은 정체돼 결혼이나 출산 같은 선택이 재정적으로 부담스럽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결국 출산율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육아 비용이 높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현실 속에서 전통적인 가족 형성 방식은 많은 젊은이에게 점점 비현실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는 것.

한국에서도 청년층의 데이트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25세에서 39세 사이의 남녀 평균 데이트 비용이 약 7만 4700원으로 나타났다. 20대는 평균 7만 1000원, 30대는 평균 7만 8400원을 지출하고 있으며, 월 4회의 데이트를 기준으로 할 경우 약 30만 원의 데이트 비용이 소요된다. 이는 평균 연봉이 약 3000만 원인 사회 초년생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결과적으로 ‘연애는 사치’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해당 조사에서 15세에서 28세 사이의 청년층이 ‘없어도 되는 것’으로 자동차와 함께 연인·애인을 가장 많이 지목한 점은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연인·애인’을 덜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세대는 청년층이 유일하다.

청년층의 연애 회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 간의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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