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트리아 의회는 여학생들의 교실 내 머리 스카프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 법은 오는 2024년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14세 미만의 여학생들은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에도 머리 스카프를 착용할 수 없으며, 다만 현장 체험학습과 같은 특별한 경우에는 예외가 적용된다.
위반 시에는 부모에게 150유로에서 800유로(약 26만원에서 139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 조치가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증가하는 14세 미만 무슬림 여학생 수가 사회 및 종교적 압력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 3000명에서 현재 1만2000명으로 증가한 상태이다.
클라우디아 플라콜름 오스트리아 통합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머리 스카프는 11세 여학생에게 억압을 상징하며, 이는 수치심과 왜곡된 신체 이미지, 낮은 자존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법안은 오스트리아의 민족주의 성향을 가진 우파의 오랜 목표였지만, 과거 2019년에 비슷한 법안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으로 판별된 사례가 있어 향후 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갈릴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오스트리아의 무슬림 인구 비율은 8%를 넘으며, 이는 종교 집단 차원에서 가톨릭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법안 소식이 전해지자 오스트리아의 무슬림 공동체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며, 이슬람 신앙 공동체는 법안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들은 “어떠한 아이도 머리 스카프 착용을 강요받아서 안 되고, 국가의 금지가 자발적인 종교적 정체성을 실천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법안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며, 아동의 기본권, 종교의 자유, 그리고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도 촉발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향후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법원의 결정이 주목받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