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지난 14일 사상 처음으로 4,700선을 돌파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0.65%(30.46포인트) 상승한 4,723.10에 거래를 끝냈으며, 장중 최고치인 4,715.75를 기록한 후 약간의 등락을 거치다 결국 4,700선 위에서 안정된 마감세를 보였다. 이는 새해 첫 거래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결과이며, 연초부터만 400포인트 가까이 올라갔다.
삼성전자가 1% 이상 상승하며 최근의 낙폭을 만회했으며, 정부의 탈원전 폐지 정책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원전주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전력기기주 역시 강세를 보였다. 지주사 관련 종목인 두산과 SK도 각각 8.01%와 5.16% 상승하며 주가가 활기를 띠었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각각 4,330억 원, 3,880억 원을 순매도했으나, 기관 투자자들이 6,000억 원 이상의 매수세를 기록하며 지수를 지탱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다양한 업종에서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기업 중 약 4분의 1은 여전히 주가 하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스피200에 속하는 종목 가운데 지난해 6월 4일 이래로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46개로, 이는 전체의 23%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동안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153개로 76.5%를 차지했다.
특히 소비재 분야에서는 현저한 주가 부진이 나타났다. 수입 원료 비중이 높은 화장품 관련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았고,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18.4%와 10.7% 하락했다. 또한, ODM 업종의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도 각각 16.9%와 24.4%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장품 제조 원료의 수입 비율은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환율 상승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품 산업 역시 수입 원료 부담으로 인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CJ제일제당은 7.4% 하락했으며, 상상인증권은 2025년 식품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7.8%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역시 8.5% 하락했는데, 이는 주로 유럽 및 북미에서 수입하는 와인과 맥주 원료의 원가에 대한 걱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오리온도 실적 둔화로 3.2% 하락했다.
환율과 실적의 연관성이 뚜렷한 항공주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주가는 각각 15.6%와 1.8% 하락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구매비용과 유류비를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화 약세는 실적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전문가들은 1,400원대의 달러당 원화값이 뉴노멀이 되고 있는 만큼, 궁극적으로 수출 성장이 소비재주의 주가 반등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흥국증권 이지원 연구원은 “내수보다는 궁극적으로 수출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지가 관건”이라며 “특히 상고하저 형태의 실적을 내는 화장품 기업들은 이번 상반기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