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힘든 시기를 겪었던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주가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상승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엔터 업종이 사실상 ‘관세 무풍지대’로 자리 잡은 데다 실적 개선과 중국의 한한령(한국 대중문화 수출 금지령) 해제에 대한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주요 배경이다. 이에 따라 증권시장에서 엔터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하이브의 주가는 52주 최고가를 경신하며 올해 들어 무려 36.76% 상승하는 성과를 올렸다. 유사한 기간 동안 에스엠은 68.65%,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47.82%의 급등폭을 기록하며 상승세에 동참했다. 이런 성과는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가 각각 6.68%, 6.44% 오른 것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와 같은 엔터주 상승에는 엔터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ACE KPOP포커스’가 35.85%, ‘TIGER 미디어컨텐츠’가 22.14%, ‘HANARO Fn K-POP&미디어’가 26.3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 기미가 보이자 엔터테인먼트 주식의 시세가 급등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오는 9월 중국 하이난성에서 개최될 예정인 4만 명 규모의 K팝 공연 ‘드림콘서트’와 이달 말 예정된 한국 보이그룹 이펙스(EPEX)의 단독 콘서트 소식이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양시키고 있다. 이처럼 올해 1분기 동안 아티스트들의 활동 비수기를 겪어 저조했던 실적이 2분기부터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하이브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올해 하반기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의 컴백을 기다리고 있으며, 에스엠은 자회사 디어유의 편입 효과로 2분기부터 실적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엔터 업종의 실적 성장성은 가시성이 높다”고 설명하며,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주된 요소는 기대치를 초과하는 실적, 시장 점유율 확대, 새로운 기술 혁신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신규 시장 공략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엔터사들의 목표주가가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특히 하이브의 목표주가는 최대 33만5000원까지 올라갔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7만 원에서 9만 원 범위로 목표가가 상향 조정되었고, 에스엠은 13만 원에서 16만 원 사이로 조정되었다.
하이브는 1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 기대감 덕분에 엔터 업종의 최선호주로 지목되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올해 2분기 남성 아티스트들이 모두 컴백하면서 실적 모멘텀이 높아질 것이며, 방탄소년단이 6월 완전체로 활동을 재개하면 향후 2년간 두 배 이상의 증익 사이클이 예상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올해 엔터주가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는 글로벌 K팝 시장의 재도약을 예고하고 있으며, 엔터 산업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