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현재 전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의 규모가 4조5000억 달러에 이르며, 이는 한화로 약 6502조 원에 해당한다. 이 수치는 전년도 대비 무려 50% 증가한 수치로,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대규모 거래가 발생했던 2021년의 5조8000억 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러한 데이터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자료를 인용한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올해 동안 1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초대형 거래는 총 68건이 성사되었으며, 그 중 가장 큰 거래는 미국의 유니언퍼시픽 철도회사가 미 동부의 노퍽서던을 85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계약이다. 이 거래가 완료되면 시가총액 2500억 달러에 달하는 새로운 대형 운송 기업이 탄생할 예정이다. 또한,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적대적으로 인수할 경우 1000억 달러가 넘는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대형 M&A에 나선 이유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규제 완화와 자금의 풍부한 조달 환경이 지목되고 있다. 대형 로펌 왓첼 립튼의 앤드루 누스바움 공동의장은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규제 리스크를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규제 당국과의 협의 과정이 보다 건설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M&A 거래의 급증은 글로벌 투자은행들에게도 큰 수익을 안겼다. 이들은 총 1350억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벌어들였으며, 이 수익의 절반 이상은 미국 기업들 간의 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기업의 M&A 규모는 총 2조3000억 달러로, 이는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초대형 거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체 M&A 거래 건수는 7% 감소하여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시장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대형 거래 중심으로의 이동이 진정한 시장 회복을 의미하는지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M&A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