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매도에 나선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4조4560억원을 순매도하며, 월별 외국인 순매도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중인 2020년 3월에 기록한 12조5174억원을 넘는 수치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올해 9월과 10월 동안 외국인이 각각 7조4000억원과 5조300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세를 형성했으나, 이번 달 다시 매도로 돌아선 이유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고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불안정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주식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어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8조7310억원이 순매도되었고, 삼성전자도 2조2290억원이 팔리며 두 종목이 전체 코스피 순매도의 약 76%를 차지하였다. 그 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와 네이버, KB금융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회를 잘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액은 9조2870억원으로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기록되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이며, 5조9760억원을 순매수하였다. 삼성전자 역시 1조2900억원어치를 담아 두 번째로 많이 매수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외국인의 매도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염동찬 연구원은 “현재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고, 삼성전자 역시 2020년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라며, “IT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인의 매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앞으로의 시장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