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9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총 7조3610억원 규모의 상장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8월에 기록한 2조5009억원의 순매도와 합산해 두 달 새 10조 가까운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 상황이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는 7조9050억원이 순매도되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5450억원이 순매수되며 순매도 폭이 소폭 줄어들었다. 이러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파는 지난 2021년 8월(7조8160억원)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되었다. 당시에도 코로나19 확산세와 반도체 업종의 우울한 전망이 원인으로 작용한 바 있다.
금감원 박재영 증권거래감독팀장은 “이번 매도된 자산의 대부분은 반도체 관련 주식”이라고 언급하며,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반도체 주식들이 하락세를 보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글로벌 AI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주식자금의 순유출을 초래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9월 말 기준으로 외국인은 총 746조9000억원의 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전체 시가총액의 약 28.0%에 해당한다. 한때 30%를 넘겼던 비중은 최근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매수는 순항 중이다. 지난달 외국인은 12조91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만기상환을 제외한 총투자는 3조6300억원에 이른다.
채권의 잔존 만기별로 분석해보면, 1년 미만 채권에서는 5조6000억원이 순회수되었고, 1~5년 미만 및 5년 이상 채권에서는 순투자가 이뤄졌다. 이처럼 외국인은 주식 시장에서의 순매도와는 대조적으로, 채권 시장에서는 2개월 연속 순투자를 기록하고 있다.
9월 말현재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액은 263조4000억원이었으며, 이는 전체 상장잔액의 10.3%를 차지한다. 이러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향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