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하반기 배당주 시즌이 찾아왔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주요 은행주인 4대 금융지주(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를 대거 매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발표된 3분기 실적과 밸류업 공시 이후 단기 모멘텀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고,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KB금융을 850억 원어치 매도했고, 이는 올 한 해 동안 6,000억 원 이상 순매수했던 흐름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신한금융 또한 올해 2,000억 원을 순매수한 뒤 최근에는 1,160억 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우리금융지주도 이전까지 8,000억 원 가까이 사들이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25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는 상태다.
이러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변심은 은행주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일주일 사이 KRX 은행 지수는 3.41% 하락하며, KB금융은 5.41%의 하락률을 보였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의 하락률은 10%에 육박하며, 신한지주(-6.55%), 하나금융지주(-8.72%), 우리금융지주(-7.2%)도 모두 5%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24개 중소 지역은행으로 구성된 KBW 나스닥 은행 지수는 2.5% 하락했으며, JP모건 체이스,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은행 종목들도 2%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미국 대선 후보들 간의 초박빙 대결로 인한 불확실성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혼전 양상이 이어지면서 은행 실적과 밀접하게 연관된 거시경제 전망 또한 불투명해지고 있다.
특히,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국내 은행주들의 저평가 가능성 또한 여전한 상황이다. 최근 증권사에서는 은행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비중 확대를 권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KB금융과 우리금융의 목표주가를 각각 9.09%와 5.88% 올렸고,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 강세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배당주 시즌이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은 은행주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과 국내 금융시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하락세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