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1조 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한국 증시로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원화 가치가 안정됨에 따라 외국인 자금 흐름이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시장이 장기적인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 정보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8일 사이에 총 1조118억 원을 순매수했으며, 지난달에 비해 분위기가 전환된 모습이다. 지난달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약 1조4889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시장 불안감을 키운 바 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환율 안정이 외국인 자금을 유입시키는 긍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으며, 이는 소비 관련 업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수급한 종목은 SK하이닉스가 차지했으며, 약 5625억 원이 투입됐다. 반면, 최근 주가가 크게 상승한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152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조선 및 방산 테마에 포괄적으로 연결된 종목보다는 개별 종목을 선별적으로 매수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방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은 각각 2076억 원, 1676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한화엔진과 LIG넥스원은 각각 840억 원, 363억 원을 순매도 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정부의 정책 기대감과 더불어 지나치게 주가가 오른 종목에 대한 경계심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된다.
또한,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있는 현상 속에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도 엿보인다. 올해 초부터 주가가 급등했던 한화오션은 주요 주주가 투자금을 회수한 뒤 외국인 순매도 1위를 기록하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부 기업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실적 발표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2분기 영업이익이 50% 이상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전망치를 하회해 투자의견이 하향 조정된 예시가 바로 그것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 관련 주식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를 받고 있다.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올릭스를 비롯하여 파마리서치, 온코닉테라퓨틱스 등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지원 등 우호적인 외부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JYP Ent., 로보티즈, 에코프로비엠 등의 2차전지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 종목들은 외국인 순매도 목록에 올라 있으며, 시장의 흐름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한국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자금의 귀환은 시장의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으며, 특히 바이오 및 특정 산업군에서의 투자 방향성이 이러한 변화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