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리1호기 원자력발전소 해체 심사가 오는 26일로 예정되면서, 원전 해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국내 첫 해체 사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의 진출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르비텍은 전일 대비 11.18% 상승한 4,37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오르비텍은 전날 29.87%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르비텍은 원전 방사선 관리, 폐기물 분석 및 처리 사업을 주로 수행하고 있으며, 원전 해체 시장의 선점을 위해 분석센터 설립 등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원자력 안전 기술 전문 기업 우진엔텍도 전일 29.82% 상승한 뒤 이날도 1.35% 오른 30,000원에 장을 마쳤다. 우진엔텍은 2013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원자력 및 화력 발전소의 계측 제어 설비 전문 업체이다. 이들은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의 영구 정지를 기반으로 2026년부터 원전 해체 사업에 본격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대창솔루션(10.87%)과 위드텍(1.24%) 등 원전 해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두 기업의 주가는 장 중 한때 각각 29.78%, 29.92%에 도달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이처럼 원전 해체 주식들이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고리1호기의 해체 심사가 임박하면서 해외 원전 해체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원전 건설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 원전 해체 시장에서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고리1호기 해체 심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한국 또한 원전 운영과 해체를 아우르는 전 주기 경험을 축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참여 기업들은 기술력과 경험을 갖추게 되어 해외 원전 해체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규모가 2050년까지 약 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영구 정지 상태이지만 해체되지 않은 원전 수가 189기에 달하며, 전세계 22개국에서 214기의 원전이 영구 정지된 상태지만, 이중에서 해체가 완료된 것은 단 25기에 불과하다. 앞으로 영구 정지되는 원전이 더해질 경우, 해체 시장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고리1호기 해체 심사는 한국 원전 해체 시장의 첫 걸음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곧 원전 해체 관련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