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여 1470원대를 기록하며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표는 89.09로,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여 만의 최저치를 나타낸다. 이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을 반영한 수치로, 지난 3월과 비교해도 더욱 낮은 수준이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국가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에 비해 어떤 실질적인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나타내며, 100을 기준으로 그 고평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통계에 따르면,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액은 무려 718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년(421억 달러), 그리고 재작년(298억 달러)과 비교하여도 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전인 2015년에는 해외 주식 투자액이 더욱 낮게, 163억 달러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현 상황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해외 투자 증가가 원화 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는 주식투자가 채권이나 직접투자에 비해 회전율이 높은 특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미국 주식 시장의 지속적인 호황으로 인해, 이러한 투자 경향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최근의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달러당 원화 값이 1500원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NH선물 리서치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는 달러당 원화 값의 상단이 1540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1400원대가 새로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위재현 NH선물 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는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 집중이 구조적 문제라는 점과 함께, 대미 수출업체들의 환전 수요가 느린 상황이 환율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소비자 및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므로, 단기적으로 안정된 경제 환경을 위해 ‘애국 투자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와 금융 당국은 이러한 외부 요인과 내부 요인을 모두 고려하여 환율 안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가치의 회복이 중요한 경제적 과제임을 유념하여, 국내 투자자들이 자국 자산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여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