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하락 지속, 1500원대 위협…환율 상승 원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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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하락하며, 12·3 계엄쇼크 당시 최저점인 148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화 가치 하락이 엔화 약세와 미국 투자 열풍, 그리고 관세 협상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13일 원/달러 환율은 1467.7원으로 정규장을 마감했으며, 하루 중 1475.3원까지 하락하며 이틀 연속 1470선을 붕괴했다. 이는 지난 4월 9일(1487.6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 증가와 대미 관세협상의 불확실성이 주효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세 협상의 후폭풍은 환율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신한금융의 오건영 단장은 팩트시트가 발표되더라도 한미 간의 세부 투자 방식과 투자처에 대한 이견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원화 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 연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투자 확대 역시 원화 가치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매수에 사용한 금액은 올해 들어서만 2880억 달러에 이르며, 이는 지난해 전체 매수 금액을 초과한 수치이다. KB증권의 김상훈 상무는 서학개미의 등장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증가를 새로운 변수로 만들면서 원화 가치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 기업들이 거래량을 늘리지 않고 있는 점도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불어, 일본의 신임 총리의 아베식 통화 정책이 수출 경쟁력을 높일 것이란 기대는 원화 가치를 추가적으로 하락시킬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의 외환 보유액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원화가 중장기적으로 1500원을 넘어서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연금이 환 헤지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전술적 및 전략적 환 헤지를 통해 외화 자산의 최대 15%까지 환 헤지를 시행할 수 있으며, 원화 가치가 장기 평균치를 밑돈다면 기계적으로 환 헤지에 나설 것이다.

시장에서 1480원 선에서 국민연금의 대규모 환 헤지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시장에서 원화 가치의 심리적 저항선을 지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관여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들이 환율 개입을 감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재 원화 가치 하락은 다방면에서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촉발되고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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