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관련하여 ‘담보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존 미국 모델인 ‘초단기 국채’의 부재로 인해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새로운 담보물로 ‘한국은행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주목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기획재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가 아닌 한은의 통안채를 담보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은 통안채를 활용하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통제권 및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보수적이었던 한은의 입장도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처럼, 안정된 담보물 없이 스테이블코인을 통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통안채가 제공하는 다양한 만기 옵션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여겨진다.
미국의 달러 스테이블코인들은 발행 규모에 비례해 초단기 국채를 담보로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유동성과 가치 안정성을 갖춘 담보물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의 고정금리 국고채는 대부분 2년 이상의 긴 만기를 가지고 있어,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는 담보 가치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담보로 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이에 따라 통안채가 주목받고 있다. 통안채는 한은이 유동성 조절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만기가 14일에서 2년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특히 만기가 짧은 통안채는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거의 없어, 스테이블코인 담보로 적합한 특성을 가진다. 또한 통안채는 국고채와 동일한 최고 신용등급(AAA)을 보유하고 있어 신뢰성 또한 높다.
한편, 한국은행은 비은행권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는 대규모 뱅크런이나 외환 유출의 위험, 통화 정책 효과 저하 등 여러 가지 우려가 따른 결과다. 그러나 통안채가 법적 담보물로 지정된다면 한국은행은 담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발행사에 일정한 자격 요건을 부과하거나 발행 한도를 조절하는 등 간접 규제를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결국 가상자산 업계는 이런 제약을 감수할 의향이 있으며, 이는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의 핀테크 혁신 관리를 추구하는 실리적 판단서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K-컬처와 결합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위치를 차지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한 안정적인 담보물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강력한 위치에 오르는 것은 어렵지만,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의 사용 확산과 K팝 팬들을 겨냥한 결제 수단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발전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출현을 더욱 기대하게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