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기록하며 원화의 약세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한국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회복은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와 엔화 약세가 원화 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원·달러 환율은 장중 0.5% 오른 1475원에 도달하며, 지난해 말과 비교해 2% 넘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한국의 외환당국은 국민연금을 환율 방어에 투입하며 환율이 1433.90원으로 급락한 바 있으나, 현재 연말 하락분을 상당 부분 되돌려 놓은 상태다.
당국의 개입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불리한 대외 여건과 수급 불균형 지속으로 인해 원화 약세에 대한 심리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 달러 스폿 지수는 올해 들어 0.6% 상승한 반면, 원화는 달러 대비 약 2.3% 하락했다. 중남미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과 견조한 미국 경제 지표가 달러 강세를 강화시키며, 지난해 말의 원화 강세는 다시 약세로 바뀌었다.
또한, 국내외 자금 흐름도 원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자산 선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달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11일 기준으로 약 24억 달러 규모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60% 증가한 수치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수는 7억2800만 달러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원화 약세 압력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엔화 약세 또한 원화 가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한편, 원화와 엔화가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2020년대에 들어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현 상황 속에서 한국은행은 오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설문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금리 유지 결정은 원화 안정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대외 환경의 변화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