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AI 확산 속에서도 고용 유지… “사람 중심 원칙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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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가 인공지능(AI) 기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향후 3년간 현재의 직원 수인 약 210만 명을 유지하겠다고 공표했다. 이는 디지털 전환이 일자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더그 맥밀런 CEO가 “변화는 필연적이지만, 사람의 역할은 여전히 필수적”이라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아칸소주 벤턴빌 월마트 본사에서 열린 ‘오퍼튜니티 서밋’에서 맥밀런 CEO는 “향후 수익이 증가하더라도 현재의 고용 규모를 유지할 것이며, 직무의 구성은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술은 거의 모든 직무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에 따른 변화에서 누구도 도외시될 수 없다”며 “중요한 것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모두가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포용적 전환”을 강조했다.

월마트는 몇 년 전부터 인공지능과 자동화를 매장 및 물류 시스템에 통합해왔다. 창고에서는 자동화 장비가 일부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으며, 진열 및 재고 정리와 같은 비고객 접점 업무도 AI 기반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계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의 단순 반복 업무는 축소되지만,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직무가 신설되고 있다. 예를 들어, ‘AI 도구 설계자(Agent Builder)’라는 새로운 직책이 도입되어 상품 기획자들이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반대로,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대면 서비스 인력, 예를 들어 배송 기사나 매장 직원, 제빵사 등의 고용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맥밀런 CEO는 “직원들이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서비스는 여전히 사람이 필요하다”며 “사람 앞에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또한, 월마트는 AI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대규모 재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내에서는 모든 직무를 ‘확장, 유지, 감축’으로 분류하여 변화에 따른 교육 수요를 분석하고 있으며,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협력해 직원 맞춤형 AI 교육 프로그램도 설계하고 있다. 월마트는 2026년까지 교육과 훈련에 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는 기술보다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가 더 큰 장기적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

맥밀런 CEO의 발언은 미국 전체 산업계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최근 포드, JP모건체이스, 아마존 등도 AI로 인한 고용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맥밀런 CEO는 AI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로봇이 소비자가 되는 시대가 오지 않는 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 계속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앞으로도 고객 앞에는 변함없이 사람이 존재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AI 시대에서도 인간적 소통의 가치를 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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