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의 CFO인 존 데이비드 레이니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가 제안한 새로운 세금이 시행될 경우 월마트는 일부 품목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레이니는 “가격 인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일상적으로 낮은 가격” 모델의 일환으로 소비자에게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사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제품이 더 비쌀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예측하기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월마트가 월스트리트의 예상치를 웃도는 수익과 매출 실적을 기록하고 올해 전반의 전망을 상향 조정한 이후 나온 것이다. 월마트의 지적은 미국의 유통 업계 리더들 사이에서 세금 부과의 부작용에 대한 경고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동안 10%에서 20%의 세금을 모든 수입품에 부과하고, 중국에서 수입하는 상품에는 최대 60%에서 10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겪고 있는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의 소매업체들과 브랜드들은 세금 부과의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l.f. 뷰티의 CEO인 타랑 아민은 CNBC 인터뷰에서 세금이 시행될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발 제조업체인 스티브 매든 역시 재정적 충격을 피하기 위해 향후 1년 동안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을 최대 45%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상품 중 대다수는 세금 부과 위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니는 월마트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약 2/3가 미국 내에서 제조, 재배 또는 조립된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니는 월마트가 특정 국가 또는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세계 여러 곳에서 수입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7년간 세금 부과 환경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경험이 있다”며, 세금이 소비자에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므로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자체 브랜드 제품을 통해 가격 인하를 시도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로우스(Lowe’s)와 같은 다른 기업들도 공급망을 다각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로우스의 CFO인 브랜던 싱크 또한 이날 실적 발표에서 회사의 매출 원가의 약 40%가 미국 외부에서 조달된다고 언급하며 세금 부과가 제품 원가에 확실히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세부사항은 아직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럴 경우 우리가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