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월스트리트에서는 시장에 퍼진 극단적인 비관주의가 정당한 것인지, 아니면 과잉 반응인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첫 분기가 끝나가는 상황에서 경제와 시장의 모호한 신호들에 대해 비관적인 감정이 과장된 것인지, 아니면 현실적인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명확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미 오래 시장을 지켜본 이들에게는 소비자와 CEO의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사회적 우울감이 주식 가격이나 실제 경제에 피해를 준 것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Evercore ISI의 전략가 줄리안 에마뉴엘은 회의 충격지표인 Conference Board의 소비자 및 CEO 여론 조사가 ‘팬데믹 수준의 비관’에 가까워졌다고 지적한다. AAII의 개별 투자자 설문조사에서는 50% 이상의 비관론자 비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의 급락과 관련해 과거 사례에서만 목격되었던 수치다. 그러나 실업률이 4.1%에 불과하고, S&P 500 지수는 역대 최고점에서 단 9% 떨어져 있으며 기업 이익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관주의가 과도하다는 주장을 할 만하다.
에마뉴엘은 감정과 기본적인 경제 지표 간의 불일치가 현재의 조정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3월 중순에 약 10% 조정 이후 반등할 수 있는 기대가 있었던 상황에서도 시장의 저조한 반응이 이 주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3월 초, S&P 500 지수는 10%의 큰 조정을 받았고 이후는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불어닥친 두 가지 소비자 지표에 대한 우려로 인해 시장은 다시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자 지출과 인플레이션 수치의 실망스러운 결과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가장 최근의 경제 지표가 과연 ‘하드 데이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주간 개인 소비 발표가 예상보다 약해지면서 시장이 크게 무너진 이유이다. 금리 인하를 고려해야 할 경우는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 속에서 시장 바닥은 단순한 순간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반등 시도가 어려운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금요일에는 일부 기술주와 주요 지표들이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를 보여주는 바람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어떤 투자자는 고성장을 이어왔던 ‘거대한 7’ 주식이 15% 떨어지는 것에서 희망을 찾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가 여전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기업 실적이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날지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급격한 비관주의 속에서 얻어질 수 있는 안도감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러 우려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오는 4월 2일 새로운 관세 도입을 앞둔 시점이 시장의 심리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