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인 미쓰비시자동차가 최대 주주인 닛산 및 혼다와 함께 미국 내에서 차량을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자동차의 가토 다카오 사장은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현지에서의 공동 생산을 포함한 닛산 및 혼다와의 협업 검토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봄 새로운 중기 경영 계획을 발표할 때까지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검토의 배경에는 미·중 갈등의 심화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높은 관세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 4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차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일본산 자동차에 최대 27.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일본의 수입차에 대한 관세는 최근 15%로 조정되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쓰비시자동차는 현재 미국 내 생산 시설이 없어 모든 판매 차량을 일본에서 수출하고 있으며, 올해 4월부터 9월까지의 북미 사업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회계연도 미국 판매량은 11만3000대로, 닛산과 혼다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가토 사장은 “이러한 판매 규모로 독립적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공동 생산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른바 ‘윈윈’ 전략으로, 미쓰비시와 공동 생산을 추진하려는 니산과 혼다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닛산은 2곳, 혼다는 5곳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나, 최근 신차 판매 부진으로 인해 가동률이 하락하며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세 회사의 2024년 미국 신차 시장 점유율은 15% 이상으로 일본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를 넘어서는 상황이다. 세 회사가 공동 생산에 나설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가토 사장은 북미 지역의 공동 차량 개발 및 해외 지역 협업에서도 효과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필리핀에서는 혼다가 닛산으로부터 미니밴을 공급받고 있으며,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미쓰비시가 픽업트럭을 닛산에 공급하고 있어 협업의 기초가 마련되어 있다. 이에 대해 닛케이신문은 “미쓰비시자동차가 지속적으로 세 회사 간 협업 가능성을 타진해왔으며, 올해 2월 닛산과 혼다의 경영 통합 협상이 결렬된 이후에는 3사의 공동 전략이 재부각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