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중앙은행(ECB)은 17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유로존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통화정책위원회를 통해 오는 23일부터 예금금리를 연 2.50%에서 2.25%로, 기준금리는 2.65%에서 2.40%로, 한계대출금리는 2.90%에서 2.65%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예금금리는 2023년 1월 이후 최저 수치로 떨어졌다. ECB의 통화정책 방향이 지난해 6월 전환된 뒤, 2022년 9월부터 오늘까지 총 6차례에 걸쳐 금리가 인하된 것이다. 이러한 금리 인하는 유로존의 성장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역 긴장 고조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실제로 ECB는 통화정책 자료에서 “무역긴장 고조로 유로존 성장 전망이 악화했다”며 “증가하는 불확실성이 시장의 반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이런 변동성이 금융 여건을 긴축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 성장에 대한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수출을 위축시켜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ECB 통화정책 기준인 예금금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기준금리의 격차는 2.00~2.25%포인트로 확대되었으며, 한국은행 기준금리와는 0.50%포인트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ECB의 금리 인하가 유로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관세 정책 변경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지속적인 금리 인하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현재의 불확실한 통상 환경에서 기업과 소비자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ECB의 결정은 중요성을 갖는다.
향후 ECB의 통화정책 방향이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그리고 이러한 금리 정책이 유로존의 경제 회복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경제지표와 주요 글로벌 경제 동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