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대사를 포함한 중국 주재 유럽 외교관들이 오는 11월 3일 베이징에서 개최될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불참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참석이 예정되어 있으며, 러시아 군대의 퍼레이드 참가 가능성 또한 이 같은 논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유럽 외교관들은 해당 열병식 및 관련 행사에 공식 초청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의 군사적 공격 강화 상황을 감안할 때, 이들은 불참이라는 결정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한 소식통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군대가 퍼레이드에 나올 가능성 때문에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현재로서는 러시아 군대가 실제로 열병식에 참가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유럽 각국 대사관의 경우, 열병식에 보낼 인사에 대한 엄격한 지침은 부재하며, 일부 대사관은 불참 결정을 내리고 대신 휴가를 선택한 사례도 있다고 전해졌다. 특히 호르헤 톨레도 주중 EU 대사는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같이 주중 유럽 국가의 대사들이 함께 불참하는 경우, 이는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이번 행사에는 푸틴 대통령 외에도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제 정세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유럽 외교관들의 불참 여부는 국제 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오는 11월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전쟁 승전 기념 열병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유럽 외교관들의 결정은 단순한 외교적 행사가 아닌, 세계 정치의 현재 흐름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며, 이는 향후 국제관계에서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