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올해 유상증자가 지난해에 비해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액주주들을 고려하지 않은 유상증자 사례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유상증자는 기업의 자본금을 증대시킬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주당순이익이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현재 주가보다 1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신주가 발행되면 발표 직후 주가가 급락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 유상증자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고려아연이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10월 31일에 영풍과 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중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제시된 주당 발행가는 67만원으로, 이는 시장에서 주주가치를 반영한 공개 매수가인 89만원보다 훨씬 낮아 소액주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고려아연은 유상증자를 철회했지만 해당 사건은 많은 후유증을 남겼다.
또한, 이수페타시스는 제이오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달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사회 결의 후 장 마감 뒤 발표된 이 유상증자는 사업 연관성이 적은 2차전지 소재기업에 대한 인수라는 점에서 투자자들로부터 의혹을 낳았다. 유상증자 발표 직후 이수페타시스의 주가는 무려 22.7% 하락해 투자자들의 심리를 악화시켰다.
리츠(REITs) 시장에서도 유상증자가 잇따르고 있다. 한화리츠는 서울 장교동에 위치한 한화빌딩을 신규 자산으로 편입하기 위해 약 383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이 유상증자의 규모는 시가총액 대비 1.6배에 달해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지난 9월 이후 주가는 30% 가량 하락한 상태이다.
심지어 지난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던 코스닥 상장사 지아이이노베이션도 또다시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 회사는 최근 26%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발행가액을 할인율 25%를 적용한 687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최초 공모가인 1만3000원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가격으로 주주들의 실망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연쇄적인 유상증자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주요 유상증자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권익 보호와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금융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유상증자가 기업의 자본 확충이나 성장 동력 마련만을 위한 것이 아닌, 투자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불신이 심화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유상증자 발표가 이어질 경우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나쁜 예시를 피하고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건강한 시장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