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마약 및 범죄 사무소(UNODC)가 최근 동남아시아 사이버 범죄에 대한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동남아시아 내에서의 사이버 범죄 상황을 깊이 있게 분석한 두 번째 보고서로, 특히 텔레그램(Telegram)의 부정적인 역할이 눈길을 끈다. 2023년 사이버 범죄로 인한 손실은 180억 달러에서 370억 달러에 이르며, 이 대부분이 조직 범죄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담겨 있다. 이는 사이버 범죄 활동의 전문화된 상태를 나타내며, 범죄자들은 이제 법정 자산 세탁, 악성 소프트웨어 개발 등 핵심적인 작업을 효율적으로 아웃소싱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사이버 범죄자들이 암시장에서 다양한 서비스들이 거래되는 방식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도구와 정보를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데이터 유통 시장이 텔레그램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하며, 이는 기밀정보 접근을 돕는 서비스, 정보 탈취기, 암호화폐 훔치기 도구 및 딥페이크 생성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테더(Tether)와 트론(TRON)과 같은 스테이블코인들이 동남아시아의 범죄 집단이 사이버 범죄와 자금세탁 작업을 수행하는 데에 선호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UNODC는 동남아시아 및 동북아시아의 당국이 이러한 스테이블코인들의 사용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텔레그램의 CEO인 파벨 두로프는 프랑스에서 체포된 상태로, 그에 대한 기소 내용은 불법 활동에 대한 공모, 당국에 정보 제공 거부, 자금세탁, 범죄 조직과의 연계, 사전 신고 없이 암호 서비스 제공 등에 해당한다. 두로프는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50만 유로(약 55만 달러)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텔레그램의 명성과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동남아시아에서의 사이버 범죄의 급증은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보다 깊은 사회적 문제의 반영이다. 이 보고서는 각국의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